최은경, 13년 ‘동치미’ 하차 소감 “이젠 나를 돌볼 시간”

방송인 최은경이 채널A 대표 장수 프로그램 ‘동치미’에서 하차한 소회를 전하며 오랜 시간 숨 가쁘게 달려온 자신의 방송 인생에 쉼표를 찍었다.
지난 9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는 최은경이 한의사 이경제, 개그우먼 김영희, 방송인 김새롬을 집으로 초대해 따뜻한 한 끼를 나누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모두 ‘동치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절친한 방송 동료들이다.
이날 최은경은 “MC 자리에 있을 때 진행이 막히거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이 세 사람만 보면 됐다”며 “‘영혼을 짜서라도’ 토크를 채워주는 고마운 존재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김영희는 녹화 시간이 길어 다리가 벌어지면 내가 오므리라고 했을 정도”라며 당시 비하인드를 유쾌하게 전했다.
김영희는 “언니는 늘 꼿꼿이 자세를 유지하고, 늘 그 높은 텐션으로 진행을 이끌었다”며 놀라움과 존경심을 함께 표현했다.
최은경은 ‘동치미’ 하차 이후의 근황에 대해 “당장 일을 다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정리하며 안식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분 1초도 대충하지 않았다. 녹화장에서 게스트가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돌아가면 내가 더 속상했다”며 “그 사람이 방송에서 잘렸든 아니든, 준비한 이야기를 다 하고 가게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집중하고 진심을 쏟은 시간들이 끝난 후 차 안에서 진이 빠질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13년간 ‘동치미’를 이끌며 치열하게 살아온 그는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러다 병이라도 얻으면 서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젠 나를 돌보는 시간도 가져야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레이저 시술도 15년 만에 처음 받아봤는데, 이 좋은 걸 왜 진작 안 했나 싶었다”며 웃음도 잊지 않았다.
최은경은 지난 2012년부터 박수홍과 함께 ‘동치미’의 진행을 맡으며 13년간 꾸준한 진행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프로그램 개편을 이유로 지난 3월 제작진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은 뒤, 별도의 작별 인사 없이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다.
두 사람 모두 방송 초창기부터 함께한 ‘개국공신’이었기에 ‘강제 하차’ 논란도 일었다.
이날 방송을 통해 최은경은 단지 하나의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시간을 되찾고자 한 결단임을 전하며 진정성 있는 마무리를 보여줬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