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용고’ 복원 완료…춘추관 2층 고각서 재공개

청와대재단은 청와대 야외 전시작품 ‘용고 (龍鼓)’의 복원 작업을 완료하고, 춘추관 2층 고각에서 다시 일반에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복원은 오랜 시간 자연환경에 노출돼 손상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으로, 전통 북 제작의 대가이자 대전광역시 무형유산 김관식 악기장의 손길을 거쳐 정성스럽게 진행됐다.
‘용고’는 1990년대 청와대 춘추관 개관에 맞춰 제작된 대형 북으로, 춘추관을 대표하는 상징 조형물이다.
조선시대 백성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신문고를 두드렸던 것처럼, ‘용고’에도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언론 브리핑이 이뤄지던 춘추관의 기능과 맞물려 ‘정론직필’의 철학도 함께 투영됐다.
당시 청와대는 상징성 구현을 위해 김관식 악기장에게 제작을 의뢰했고, 그는 전통성과 조형미를 모두 갖춘 예술품으로 ‘용고’를 완성했다.
하지만 30여 년간 야외에 전시되면서 북면의 가죽이 손상되고 안료는 퇴색되는 등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어갔다.
청와대재단은 원형 보존을 목표로 2024년 말 복원 예산을 확보한 뒤, 올해 초 김관식 장인에게 보존처리를 의뢰해 본격적인 복원에 착수했다.
복원 작업은 수차례 현장 조사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진행됐으며, 손상된 북면 가죽은 새로 교체하고 바랜 안료는 원색에 가깝게 복원됐다.
외형뿐 아니라 제작 당시의 기술과 철학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어, 단순한 수리가 아닌 예술적 복원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복원된 ‘용고’는 현재 춘추관 2층 고각에 상시 전시되어 있으며, 관람객은 청와대 방문 시 작품의 웅장한 자태를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청와대재단은 복원 과정을 담은 영상도 청와대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재단은 “‘용고’는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청와대의 역사와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청와대 내 주요 예술작품의 체계적 보존과 관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