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고기 유튜버 사칭해 ‘8만원 혼밥’ 무전취식…피해 늘어나는 자영업자들

서울 광진구의 한 고깃집에서 8만 원어치 음식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채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광진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로,
해당 사건은 지난달 17일 오후 1시 30분경 발생했다.
사건 당일, 한 남성이 혼자 가게를 찾아와 육회, 냉면, 맥주 등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메뉴를 주문했다.
혼자 온 손님이 다소 많은 양을 주문한 상황이었지만, A씨는 평소처럼 친절하게 응대했다.
식사 도중 이 남성은 A씨에게 “고깃집을 열 계획이 있다”, “정육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또한, “친구가 고기 유튜버로 유명하다”, “함께 와서 가게를 홍보해주겠다”는 제안까지 덧붙였다.
A씨는 이 남성의 말에 진정성이 있다고 느껴 대화 상대가 되어주며 신뢰를 보였다.
문제는 식사가 끝난 후 발생했다. 이 남성은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거나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반복하며 잠시 자리를 비우곤 했는데, 그때마다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A씨는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맥주 한 병 더 주세요. 담배 피우고 오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뒤 가게를 떠나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사기 피해를 직감하고 당일 저녁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깃집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며 남성의 동선을 추적했고, 약 일주일의 수사 끝에 용의자를 검거했다.
현재 이 남성은 사기 및 무전취식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 남성은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식사를 한 뒤 도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영업자 A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은 물론 금전적 피해까지 입었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장사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이런 사건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장사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음식 값을 못 받았다는 점보다 사람을 믿은 내 자신이 더 허탈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기 범죄의 민낯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된다.
겉으로 보기엔 친절하고 평범한 손님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게 계산된 사기 수법이었다는 점에서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실제로 최근에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를 사칭해 음식이나 상품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사라지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자영업계는 “소셜미디어와 유명인의 영향력이 커진 사회에서 검증되지 않은 유사 홍보 제안에
쉽게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은 자영업자들에게 무전취식 또는 사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지체 없이 신고하고, CCTV 자료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반복적인 무전취식 범죄에 대해서는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는 만큼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유사한 방식의 사기 범죄가 추가로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영업자들이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