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수비 카드 통했다… 알아인, 클럽 월드컵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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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알아인 클럽 월드컵
박용우 풀타임 출전해 위다드 상대로 2-1로 승리르 거두며 클럽 월드컵 첫 승을 올렸다 (사진 출처 - 알아인 공식 SNS)
박용우 알아인 클럽 월드컵
박용우 풀타임 출전해 위다드 상대로 2-1로 승리르 거두며 클럽 월드컵 첫 승을 올렸다 (사진 출처 – 알아인 공식 SNS)

박용우를 수비수로 활용하는 전술 변화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아랍에미리트의 명문 알아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위다드카사블랑카를 꺾으며 대회 첫 승을 올렸다.

승리는 16강 진출과는 무관했지만,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일정 부분 지켜낸 의미 있는 결과였다.

알아인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아우디 필드에서 열린 클럽 월드컵 G조 3차전에서 위다드카사블랑카를 2-1로 제압했다.

이미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조기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이뤄진 승리지만, 클럽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데는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위다드카사블랑카는 3전 전패로 탈락했고, 맨체스터시티가 조 1위, 유벤투스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주목받은 것은 박용우의 포지션 변화였다. 미드필더가 본업인 박용우는 이날 파이브백의 일환으로 수비 라인에 배치됐다.

상대는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위다드였다. 알아인은 전반 4분 만에 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조직적인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 전환으로 경기를 장악했다.

박용우는 수비수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원에서의 기민한 볼 배급 능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경기 내내 5.4%의 공 점유율을 기록하며 팀 내 2위, 전체 3위의 수치를 나타냈다.

패스 성공률은 93%로 팀 공격 전개에 안정감을 더했고, 수비에서도 공중볼 획득 2회, 가로채기 1회, 걷어내기 2회 등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알아인은 전반 실점 이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반격에 나섰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코다호 라바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5분 알레얀드로 로메로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이 골문을 갈라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경기를 주도한 알아인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승리는 클럽 월드컵 전체를 통틀어 아시아 팀이 거둔 첫 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참가했던 K리그1 울산HD와 일본의 우라와 레즈는 나란히 조별리그 전패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아직 H조의 알힐랄이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둔 상태이지만, 그간의 무승부 행진으로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알아인의 승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팀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이어주는 발판이 됐다.

동시에, 세계 6개 대륙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가 단 한 팀도 16강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상기시켰다.

이번 대회 16강 진출권은 14개 팀이 확정된 가운데 단 두 자리가 남았다. 알힐랄의 향후 경기 결과에 따라 아시아 대륙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아니면 ‘월드컵’이라는 명칭이 무색한 유럽 중심 대회로 남게 될지가 결정된다.

알아인의 승리는 16강 진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는 없었지만, 전술적 유연성과 박용우의 멀티 자질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클럽 월드컵은 아시아 축구의 성장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드러내는 무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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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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