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2 칩 공급사로 삼성전자 선정…TSMC 밀어내고 대형 수주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스위치2’의 메인 반도체 공급사로 삼성전자가 낙점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 닌텐도가 ‘스위치2’의 핵심 칩 공급사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선택했다고 보도하며 “닌텐도의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계약은 닌텐도의 기존 파트너였던 TSMC를 밀어내고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1의 메인 칩은 TSMC가 공급했으나, 후속 기종인 스위치2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8나노 공정 기반의 엔비디아 설계 칩이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위치2는 일본에서만 사전 신청이 220만건을 돌파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2000만대 이상 출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번 수주가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만년 적자와 수율(양품 비율) 논란으로 고전해왔으며, TSMC에 크게 밀리는 시장 점유율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8.1%로, TSMC의 67.1%와는 59%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매출 기준으로도 올해 1분기 기준 두 회사의 격차는 10조원 이상이다.
그러나 이번 닌텐도 수주는 파운드리 부문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영업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 엑시노스의 부활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엑시노스 2500 탑재를 시도했으나 수율 문제로 양산에 실패해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로 대체했다.
이로 인해 1분기 모바일 AP 매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한 4조789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Z폴드7과 플립7에 3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2500을,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성장 전망과 함께 ‘분사론’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 분할 발표로 분사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촉발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 간 이해충돌 해소를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파운드리(위탁생산)와 시스템LSI(설계) 부문 간 잠재적 이해충돌 해소를 위해 분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러한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필리핀 방문 당시 “우리는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키우고 싶다. 분사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적자 탈피와 안정적인 고객 확보가 분사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닌텐도 수주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지, 향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주목된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