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수문 2개 동시 개방…생태 복원 첫 확대

낙동강 하굿둑의 수문이 3년 만에 처음으로 확대 개방됐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기존 1개였던 수문 개방을 2개로 늘렸다고 13일 밝혔다.
2022년 하굿둑 수문 개방이 시작된 이후 생태 복원 목적의 확대 개방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수생태계 복원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기존에는 하굿둑 좌안 1~10번 수문 중 9번 수문 1개만 대조기마다 수 시간 동안 개방해 기수역을 조성해왔다.
그러나 이번부터는 2번 수문도 함께 열어, 9번 수문과 동시에 개방한다.
수자원공사는 2개 수문 동시 개방을 기본 운영 방식으로 채택하고, 상황에 따라 기존처럼 9번 수문만 개방하는 유연한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한 이후 처음으로 생태적 목적에 따라 수문 개방을 확대한 사례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동시 개방을 하면 면적이 넓어져 실뱀장어 등 생물들의 소통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라 밝혔다.
또한 “2번 수문이 9번 수문과 유사한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 아래 확대 개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도 상류 수량이 많을 때 임시로 두 개 수문을 연 적은 있지만, 생태 목적의 상시 동시 개방은 이번이 처음”이라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개방에 별도 기한은 없으며, 지속적으로 영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들도 이번 수문 확대 개방을 환영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강호열 공동대표는 “수문 개방을 확대하는 실험과 경험이 있어야 향후 전면 개방에 대비할 수 있다”라 말했다.
그는 “2025년은 부산시가 전면 개방을 계획했던 해인 만큼, 이번 시도는 수자원공사의 개방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1987년 건설돼 물길을 막았던 낙동강 하굿둑은 2022년 수문 개방 이후 35년 만에 물길을 틔우며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팀과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는 공동 조사에서 기수역 조성 이후 외래종의 분포가 감소하고, 기수종의 분포 범위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실뱀장어의 상류 이동도 확인돼 생태 복원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