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잃고도 다시 사랑…독사에 물린 남성의 감동 실화

호주의 한 뱀 포획 전문가가 독사에 물려 연인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으나, 다시 사랑을 시작해 결혼에 이른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졌다.
영국 매체는 4일(현지시간), 호주 북부 지역에서 뱀을 포획하던 중 타이거 스네이크에 물린 마크 펠리의 사연을 소개했다.
2024년 3월, 마크는 뱀에 물린 뒤 심각한 독성 증상으로 인해 호흡이 정지됐으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졌다.
생명은 건졌지만 그는 사고 후 심각한 후유증으로 다발성 장기 부전과 역행성 기억상실증을 진단받았다.
특히 사고 이전의 기억 대부분을 잃었고, 가장 큰 충격은 연인이었던 레베카에 대한 기억조차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었다.
사고 이후 10일 넘게 연락이 닿지 않자 레베카는 마크에게 “나랑 끝내고 싶으면 그렇게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를 통해 마크는 처음으로 자신에게 연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마크는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 내역과 일기장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하나씩 되짚었다.
그는 “문자만 봐도 내가 먼저 연락하고, 레베카는 조금 거리를 두려 했다는 게 느껴졌다”며 “우리가 분명 교제 중이었고, 내가 많이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건강을 회복한 마크는 레베카를 직접 찾아가 “기억은 전혀 없지만, 일기장에는 분명히 사랑한다고 적혀 있다”며 “하지만 당신이 떠나고 싶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레베카는 “내가 다시 사랑에 빠지게 해주겠다”고 응답했다.
두 사람은 이후 다시 교제를 시작했고, 마크는 “그녀의 손을 잡았을 때 이상하게도 마음이 움직였다”며 “머리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감정은 남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이들은 최근 결혼식을 올리며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마크는 뱀을 다룬 지 14년이 된 베테랑이지만, 이처럼 심각한 사고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억은 잃었지만, 다시 사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