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응급실 흉기 난동…의료진 위협한 40대 체포

강원 강릉의 한 병원 응급실 에서 40대 환자가 치료 도중 의료진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 남성은 치료 도중 돌연 병원을 나가겠다고 주장했고, 이를 만류한 의료진에게 폭언과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2시 40분쯤 “숨이 차다”며 강릉시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당시 근무 중이던 응급의학과 의사 B씨는 천식 발작을 의심해 산소호흡기를 이용한 치료를 진행했다.
하지만 치료 도중 A씨는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고 말하며 치료를 거부하였다.
이에 의료진은 “다른 병원을 알아봐 주겠다”, “호흡기 치료 비용은 미수금으로 잡아둘 테니 나중에 지불해달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흉기를 꺼내 의료진을 위협하고 파일철로 문을 내리치는 등 과격한 행동을 이어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전 3시 10분쯤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러나 A씨는 곧바로 석방됐고, 그로부터 약 2시간 뒤인 오전 5시쯤 해당 병원에 다시 찾아와 정신과 입원을 문의했다.
의료진들은 환자의 재방문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 B씨는 “당시 얇은 문짝 하나를 두고 경찰이 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말했다.
이어 “이제는 환자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으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병원 측은 위협을 받은 후에도 법적·제도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현실에 무력감을 드러냈다.
의료진은 “병원은 현재 보안시설도, 방범 요원도 없이 환자의 폭언·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라 말말했다.
그들은 “지역에서 인력난에 시달리며 환자를 돌보고 있는 만큼 위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