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서 공유된 게임 개발 현장 AI 활용법…“재미는 결국 사람이 만든다”

국내 게임산업 지식 공유 행사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가 AI를 주제로 다양한 현장 AI 활용 경험을 공유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와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이 첫날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AI의 중요성에 이어, 둘째 날에는 실무 개발자들이 실제 활용 사례와 한계를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25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NDC AI 세션에서는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최가운 선임 연구원과 렐루게임즈의 한규선 프로듀서가 각각 이미지 생성과 게임 디자인 사례를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범용 AI 이미지 생성 기술이 특정 게임 스타일 구현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자녀의 사진을 바탕으로 메이플스토리 스타일 캐릭터를 만들려 했지만, 원하는 스타일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는 것이다.
그는 “GPT와 같은 모델은 대체로 잘 작동하지만, 특정한 문맥에는 맞춤화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P-어댑터, 컨트롤넷, 로라(LoRA) 등 보조 기술을 추가한 개인화 방식이 사용됐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기획자에게는 프롬프트 작성 난이도가 높고, 디자이너에게는 결과만 제공해 수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데이터 수집과 모델 학습, 워크플로우 설계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구조적인 파이프라인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렐루게임즈의 한 프로듀서는 AI를 활용한 게임 설계 실험 사례를 소개했다.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도큥 루루핑’은 사용자가 직접 주문을 외우며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지스타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마법소녀가 주문을 외우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라며 음성 명령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렐루게임즈는 입력 장치를 키보드·마우스에서 손가락과 목소리로 확장했지만, 사용 피로감 문제를 겪었다.
이에 ‘피로감보다 도파민’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유도했다.
또 다른 작품 ‘언 커버 더 스모킹 건’에서는 NPC와의 자연어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가 탐정처럼 사건을 해결하도록 설계했다.
대화 과정에서 중요 단서를 수집하며 서사적 몰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그는 “AI가 제공하는 신기한 결과가 곧 재미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며 “AI 시대에는 질문을 잘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NDC 첫날 기조연설에서 박용현 부사장은 한류 게임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며 “트리플A급 게임 개발비는 1조 원에 달하고, 2000만 장 이상 팔려야 본전을 맞출 수 있다” 밝혔다.
이어서 그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수년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대형 게임사는 제작과 마케팅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