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또 한 명의 외인 에이스를 만들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 선발 능력에 있어 독보적인 명성을 쌓아온 NC 다이노스가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그 주인공은 시즌 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이다.

NC 다이노스의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라일리는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의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시즌 10승 고지를 밟은 라일리는 한화의 코디 폰세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NC는 2013년 KBO리그에 합류한 이래 매년 강력한 외국인 투수를 발굴하며 ‘외인 투수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승 이상의 외국인 투수를 배출했다. 이번 시즌 라일리는 팀의 14번째 외인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NC는 에릭 해커, 드류 루친스키, 에릭 페디, 카일 하트 등 정상급 투수를 연달아 영입하며 수준 높은 외인 라인업을 구성해왔다.

특히 지난해 활약한 하트와 그 전년도 다승왕 페디는 각각 MLB 복귀를 선택하며 KBO를 떠났지만, NC는 곧바로 대체자를 찾아냈다.

라일리는 계약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08경기 19승 25패 평균자책점 4.68에 불과했고, NC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초반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0, 15이닝 14볼넷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며 걱정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KBO 무대에 적응했다. 이후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직구 구속은 150㎞를 넘겼고,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커브는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탈삼진 능력은 눈부셨다.

네 차례나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고, 현재 123개의 탈삼진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도 볼넷을 크게 줄이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리그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이 이뤄지며 초반 불안했던 제구도 잡혔다.

평균자책점은 3.02까지 떨어져 리그 11위를 기록 중이다.

라일리의 현재 페이스를 감안하면 2015년 에릭 해커, 2023년 페디에 이어 NC의 세 번째 다승왕 등극도 기대된다.

NC 이호준 감독은 라일리 영입의 배경에 대해 “미국에서 뛸 때는 볼넷이 많았지만, 공인구 크기와 탄착군 형성에 주목했다”며 “드류 루친스키와 유사한 유형으로 판단했는데, 역시 구단 스카우트팀의 안목이 정확했다”고 평가했다.

NC는 단순히 실력 있는 선수를 찾는 것을 넘어, KBO리그에 맞는 자질을 가진 투수를 정확하게 분석해 성공시켜 왔다.

라일리는 그 최신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치밀한 분석과 리그 적응력 판단, 그리고 현장 지도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제 라일리는 다승왕과 더불어 NC의 가을 야구 도전에서 핵심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 투수 스카우팅에서 다시 한번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NC는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눈을 가진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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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