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폭염 대응책 발표…클리닝타임 연장·경기 시간 조정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에 따른 사고 예방을 위해 실질적인 폭염 대응책을 마련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찜통 더위 속에서 관중과 선수단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경기 운영 방식부터 현장 응급 대응 시스템까지 다각적인 대책이 시행된다.
KBO는 8일 공식 발표를 통해 “8일 경기부터 폭염의 정도에 따라 경기운영위원과 심판진의 협의를 통해 기존 4분이던 클리닝타임을 최대 10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운영 지침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실제 그라운드의 온도는 체감 기온 기준 35도를 훌쩍 넘기며, 짧은 시간이라도 선수단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조치다.
KBO는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선수단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냉방기기와 충분한 음료 공급을 요청했다.
특히 더그아웃, 웨이트룸, 클럽하우스 등 선수 주요 이동 구간에는 냉풍기, 제빙기, 아이스박스 등 냉방 장비를 갖추도록 지침을 내렸다.
관중을 위한 안전 대책도 강화됐다.
경기 중 전광판을 통해 폭염 대처 요령을 반복적으로 안내하고, 야구장 내 의무실 운영 인력을 증원했다.
열사병 등의 응급 상황에 대비해 의료 인력과 안내요원을 보강하고, 얼음팩, 생수, 응급처치 키트 등의 물품도 구장별로 충분히 비치할 것을 요청했다.
전력 과부하에 따른 정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점검도 함께 이뤄진다.
각 구단은 냉방기기 작동 시 전력 사용 계획을 세우고, 예비 전력 운용 매뉴얼을 준비하는 한편, 관중 쉼터 공간을 야외 혹은 실내에 임시 설치해 갑작스러운 열사병 발생에 대비하도록 했다.
KBO는 여름철 경기 운영에 대한 제도 개선도 발표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재개되는 퓨처스리그 경기부터는 무제한으로 운영되던 연장전 승부치기를 11회까지만 허용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 조치는 야간 경기 시 선수단 체력 소모를 줄이고, 이튿날 이동과 회복 시간을 고려한 결정이다.
더불어, 9월 1일부터 14일까지 예정된 정규시즌 일요일 경기의 개시 시간도 기존 오후 2시에서 오후 5시로 늦춘다.
고온 시간대의 야외 활동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 기간에는 더블헤더나 서스펜디드 경기가 일절 편성되지 않는다.
KBO 관계자는 “팬들과 선수단 모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폭염 대응 방침을 신속히 마련했다”며 “경기의 질과 현장의 안전이 함께 보장될 수 있도록 각 구단과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 현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KBO가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안전 환경 조성이 무더위 속 야구 관람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