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암 조직 3차원 영상 구현 기술 개발… 절개 없이 암 진단

국내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절개 없이 암 조직의 3차원 구조를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광학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이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수진 교수팀, 미국 메이오클리닉 황태현 교수팀, ㈜토모큐브 인공지능 연구팀과 공동으로 암 조직의 3차원 구조를 가상 염색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홀로토모그래피(HT)’라는 첨단 광학기술과 AI 기반 딥러닝 알고리즘을 결합해 별도의 화학 염색 없이 암 조직의 세포핵, 혈관, 근육층 등 미세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홀로토모그래피는 빛의 굴절률 정보를 활용해 세포와 조직의 3차원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병리학에서 조직 절개 후 화학 염색 및 현미경 관찰로만 가능했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 방법이다.
연구팀은 대장암과 위암 조직을 대상으로 기존보다 2~10배 두꺼운 최대 5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샘플에서 세포핵과 조직의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했으며, 생성된 가상 염색 영상이 실제 화학 염색 영상과 매우 유사함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다양한 장기와 조직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확보해 기술의 범용성과 재현성을 입증했다.
가상 염색 영상에서는 세포핵의 부피와 표면적 등 병리 지표를 정량 분석할 수도 있어, 기존 2차원 이미지보다 훨씬 풍부한 병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토모큐브사의 홀로토모그래피 장비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병원 및 연구기관에서 실현 가능성을 검증했으며, 실제 병리 연구 및 진단 현장에 도입될 잠재력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KAIST 박용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리학의 분석 단위를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 밝혔다.
그는 “미세 종양 환경 내 암 종양의 경계나 주변 변형된 세포들의 공간 분포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생의학 연구와 임상 진단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박주연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해 진행됐으며, 광학 및 병리학 분야에서 차세대 비침습 진단 기술의 혁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