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폭염 대응 강화…배송 지연 시 책임 면책 가능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와 물류센터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응책을 내놨다.
회사는 근로자에게 폭염 속 휴식권과 작업 중지권을 적극 보장하며, 배송 지연에 따른 책임을 면책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서 배송과 물류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 종사자들의 온열질환과 사고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지난 6월부터 택배기사 전용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폭염 시 무리한 배송을 자제하고, 온열질환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작업을 중단하라는 권고 사항을 전달해왔다.
이번에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자율적인 작업 중지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폭염으로 인한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어떠한 불이익이나 책임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방침은 택배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조치로,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또한 CJ대한통운은 폭염 대응에 있어 고객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배송 지연이 예상되는 고객사에는 공식 공문을 통해 양해를 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택배기사와 소비자 모두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택배기사에 대해서는 개별 협의를 통해 혹서기 동안 업무량을 줄이도록 조정할 예정으로, 이는 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조치다.
이와 함께 회사는 택배기사들의 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전날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출산휴가 및 경조휴가 외에도
연간 3일의 특별 휴무를 추가로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오는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은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 전 택배기사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러한 제도는 택배업계 특유의 연중무휴 근무 체계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의 휴식권을 제도화한 사례로, 노동권 보장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받는다.
CJ대한통운은 물류 현장의 물리적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국 주요 허브터미널에는 대형 냉방장비와 공조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작업장 및 휴게실에 공조 설비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체감온도와 무관하게 모든 작업장에서 반드시 휴식 시간을 보장하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며,
각 대리점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강력한 관리와 점검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 권고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현장 이행력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년 반복되는 폭염 속에서 택배기사와 물류센터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구조적인 개선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고객의 깊은 양해를 구하며, 모든 고객이 건강한 배송 환경에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의 이번 결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을 우선시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 잡힌 접근으로, 향후 타 택배사나 유사업종 전반에 유사한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가운데, 물류업계의 대응 방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조치는 노동자 보호와 기업 운영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그 실효성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