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영상 산업…MS·구글·CJ ENM도 주목한 창작 패러다임 전환

영상 제작의 방식과 주체가 인공지능(AI)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고비용·고장비 중심의 영상 제작이 이제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AI 도구를 통해 손쉽게 구현되며, 산업의 중심이 ‘기획자’로 이동하는 전환점에 도달했다.
대표 사례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사티아 나델라가 방한 중 한국 고객사 데모에서 본 지드래곤의 ‘홈 스윗 홈’ 뮤직비디오가 있다.
해당 영상은 카메라와 배우 없이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모델 ‘소라(Sora)’만으로 제작됐다.
제작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은 “K팝 뮤직비디오 한 편당 평균 100만~200만 달러가 소요되는데, 소라를 통해 90% 이상 제작비를 줄였다”고 밝혔다.
AI 영상 제작 기술은 실제 제작 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 행사 I/O 2025에서 동영상 생성 모델 ‘비오(Veo) 3’를 공개했다.
비오는 딥러닝 슈퍼 샘플링(DLSS)과 음성, 대사, 음악, 립싱크까지 한 번에 구현할 수 있어 후처리 없이 완성도 높은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강정수 블루닷 AI 연구센터장은 “비오는 멀리 떨어지는 얼음 소리와 가까이서 깨지는 소리를 구분해 낼 정도의 섬세함을 갖췄다”며 기술적 도약을 강조했다.
국내에선 CJ ENM이 예능 콘텐츠에 AI 기반 가상 간접광고(VPP)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tvN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에서는 촬영 시 없었던 제품이 후반 작업에서 영상 속 장면에 삽입됐다.
기존에는 다시 촬영을 해야 했던 제약을 AI 기술로 극복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AI로 제작한 단편영화 ‘M호텔’이 베니스 국제 AI 영화제 본선작에 오르며 창작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영상 제작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기획자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글로만 표현되던 아이디어를 AI를 통해 직접 구현해 투자자나 관객에게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창작의 주도권을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기획과 창의력이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들도 시장에 적극 진입하고 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런웨이(Runway)’는 영상 생성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 발전은 누구나 영상 창작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향후 콘텐츠 시장의 구조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