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서 전기 무단 사용…’민폐 캠핑족’ 또 논란

순천의 한 해변에서 캠핑객들이 공중 화장실의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재인 전기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이 같은 행위는 단순한 예의 부족을 넘어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해변이라는 관광지에서 벌어진 만큼 지역 이미지 훼손과 주민 불편까지 야기하면서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은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에서 시작됐다. 게시물 작성자 A씨는 “순천 와온해변에서
남성 두 명이 밤새 여자 화장실에서 전기를 끌어다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불법 전기 사용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까지 바다에 버리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공중 화장실에서 길게 뻗은 노란색 전선이 인근 캠핑카와 차량까지 이어져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전기 무단 도용 정황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저런 걸 캠핑이라고 부를 수 있나”, “전기를 훔치고 쓰레기까지
투기하는 건 민폐를 넘어 범죄다”, “이기적인 행동으로 캠핑 문화 전체가 욕을 먹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해당 해변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가 찾는 순천의 명소 중 하나로, 이같은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전기와 같은 공공자원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 제329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절도죄가 성립하며, 여기서 ‘전기’는 관리 가능한 재물로 간주된다.
즉, 공중 화장실 내 콘센트에서 전기를 끌어다 캠핑카에 사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판단은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에서 적용된 바 있다. 2022년에는 캠핑카 차주가 공중 화장실에서 차량 충전을 시도하는 장면이 공개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경찰 수사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
캠핑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자연 속에서의 여유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로 인해 캠핑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특히 전기 무단 사용이나 쓰레기 무단 투기와 같은 행위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는 캠핑 장소의 폐쇄나 이용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자체와 관리 당국은 캠핑객의 전기 무단 사용 등 공공질서 위반 사례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단속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천시 역시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캠핑 규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역 주민들도 자체적으로 캠핑객의 행동을 기록하거나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캠핑 문화가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캠핑 수요와 관광객 유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최근에는 도심 인근이나 관광명소 인근에서 불법 야영이 늘어나면서 지자체가 정식 캠핑장이 아닌 지역에 대해 출입을 통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 전체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에피소드가 아닌, 대한민국 캠핑 문화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공공질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과 제도의 정비와 함께, 캠핑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도 절실하다.
공공자원은 모두의 것이며,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순간 개인의 여가 활동은 법을 어긴 민폐 행위로 전락하게 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