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하 121m 터널 붕괴…노동자 31명 전원 극적 구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공사 현장에서 지하 터널 붕괴 사고가 발생했으나, 고립된 노동자 31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특히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고 현장으로 들어간 4명의 용기 있는 행동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지시간 9일 오후 8시경, LA 윌밍턴 지역의 정수시설 공사 현장에서 지하 121미터 깊이의 대형 산업용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터널 내부에서는 27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이었고, 터널 붕괴 사고 직후 근처에 있던 동료 4명이 자발적으로 구조를 위해 터널 안으로 들어가 고립 인원은 총 31명으로 늘어났다.
터널은 직경이 약 5.5미터에 이르는 산업용 구조물로, 노동자들이 있었던 위치는 터널 입구로부터 약 9.6km나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들은 터널 붕괴 직후 서로 손을 잡고 밀고 끌며 무너져 내린 19미터 높이의 흙더미를 기어 올라가 구조 경로를 확보했고, 이후 현장에 설치된 승강기를 통해 지상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LA 소방 당국은 구조 인력 100명을 신속하게 투입해 현장을 통제하고 구조 작업을 벌였으며, 다행히 모든 노동자가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구조 직후 의료진의 기본 검진을 받은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추가 관찰을 받고 있다.
현장에 도착한 LA 시의회 팀 맥코스터 의원은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감탄했다.
“터널 깊은 곳에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캐런 바스 LA 시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달려간 소방대원들은 LA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한편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터널 벽체의 구조적 결함이나 지반 불안정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조 당시 터널 안에서 어떠한 경고 신호나 이상 징후가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LA 시 당국은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 해당 공사 구간을 전면 통제하고, 유사 구조물에 대한 긴급 점검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널과 같은 밀폐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생존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며, 이번 구조가 이례적이라 평가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