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상승세…환율 1370원대, 트럼프 관세 예고 여파


8일 오전, 국내 금값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한국산 전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외환시장과 귀금속 시장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29분 기준 전일 종가 대비 2.6원 상승한 1370.4원을 기록했다.
개장 직후 1373.1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후 다소 진정돼 1370원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전날보다 5.3원 높은 수준으로 출발한 것은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이에 따른 무역 불확실성이 시장에 빠르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환율 변동과 함께 금값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제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1돈(3.75g) 기준 구입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0원 오른 61만9000원, 판매가는 변동 없이 54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다른 귀금속 유통업체들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금시세닷컴은 순금 1돈 기준 구입가를 63만2000원, 판매가는 54만8000원으로 공시했으며, 이는 각각 전날보다 4000원, 1000원 상승한 수치다.
한국금거래소 또한 1돈 기준 구입가를 63만8000원으로 전날 대비 4000원 올려잡았고, 판매가는 54만1000원으로 동결됐다. 업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금값은 일제히 상승한 모습이다.
이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한 무역 서한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주요 교역국과의 긴장 고조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선호가 강해졌고, 동시에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도 동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전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17% 오른 97.335를 기록했으며, 이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엔화와 관련한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8.92원으로 전일 대비 3.97원 하락했고, 엔/달러 환율은 0.63% 상승한 145.986엔에 거래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원화가 엔화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하며, 일본 관련 무역 수지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시장과 달리 금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으로 인식돼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8월 1일로 예정된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앞두고 관련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경우, 금시세와 환율 모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 원가를 높여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금값 상승은 실물 투자 수단에 대한 재조명을 유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판단에도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