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로하스, KBO 외국인 최다 홈런 새 역사 썼다

23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한국 프로야구 외국인 타자의 최다 홈런 기록이 드디어 새 주인을 만났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흑곰’ 타이론 우즈를 넘어 KBO리그의 새로운 전설로 이름을 올렸다.
로하스는 지난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회 말, 정현우를 상대로 비거리 135m의 좌중간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는 그의 올 시즌 11번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175번째 홈런으로, 타이론 우즈의 종전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174개)을 넘어서는 대기록이었다.
우즈는 1998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선수로 KBO에 데뷔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데뷔 첫해 타율 0.305, 42홈런, 103타점으로 MVP를 수상한 그는 5년간 174홈런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 MVP, 올스타전 MVP 등 ‘MVP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에릭 테임즈와 같은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누구도 그의 통산 홈런 기록은 넘지 못했다.
하지만 로하스는 달랐다. 2017년 KT의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그는 시즌 막판 17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2018년에는 43홈런으로 폭발했다.
2020년에는 47홈런과 함께 135타점, 116득점, 장타율 0.680을 기록하며 리그 4관왕과 정규시즌 MVP까지 석권했다.
이후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동하다가 2023년 다시 KT로 복귀한 그는 32홈런으로 건재함을 증명했고, 올 시즌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이번 175호 홈런은 장외 홈런으로 기록됐고, 공은 우연히 근처에서 운동 중이던 팬 명성희 씨의 손에 들어갔다.
명 씨는 구단에 공을 돌려주며 “로하스 선수가 이 공을 보고 힘내서 잘할 수 있다면 여한이 없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역대 14번째로 통산 500승(422패 22무)을 달성했다.
특히 59세 1개월 10일로 최고령 500승 감독이라는 새 이정표도 함께 남겼다. 감독 데뷔가 다소 늦은 53세였음에도, 그는 총 944경기 만에 해당 성과를 올리며 역대 9번째로 빠른 페이스를 보였다.
한편 리그 베테랑들의 기록 행진도 이어졌다. SSG 최정은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개인 통산 23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앞서 그는 5월 500홈런, 6월엔 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두산의 양의지 역시 1900안타를 달성하며 KBO 통산 21번째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는 이번 주중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키움 히어로즈의 필승조 원종현은 금주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통산 100홀드 달성에 도전한다.
6월 이후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기대를 모은다.
로하스의 홈런 대기록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는 또 한 번 이정표를 새겼다.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이 이제는 단순한 조연이 아닌, KBO 무대 자체를 흔드는 주인공의 위치까지 올라섰음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