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은퇴식, 두산 역전승으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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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은퇴식
두산이 김재호 은퇴식 가진날 KT 상대로 승리하며 의미있는 경기를 마쳤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공식 SNS)
김재호 은퇴식
두산이 김재호 은퇴식 가진날 KT 상대로 승리하며 의미있는 경기를 마쳤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공식 SNS)

두산 베어스의 상징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유격수 김재호의 마지막 경기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됐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8대7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34승 3무 48패를 기록하며 리그 9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시즌 중반전이 아닌 김재호의 은퇴식이 함께 열린 특별한 날이었다.

김재호는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이래 21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팀의 3번 우승에 기여한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통산 1,7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 581볼넷, OPS 0.722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으며, 유격수 골든글러브 2회와 국가대표팀 차출 경험까지 갖췄다.

해설위원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던 김재호는 이날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마지막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초 2사 상황에서 교체된 김재호는 등번호 52번을 물려받은 후배 박준순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직접 입혀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선발 최승용이 4이닝 4실점으로 흔들리며 초반 분위기를 내줬고, 8회 초까지 3대6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두산은 ‘약속의 8회’에서 드라마를 썼다.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제이크 케이브의 안타로 이어진 무사 1·2루 기회에서 양의지가 좌전 적시타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어 김재환이 KT 투수 주권의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월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를 7대6으로 뒤집었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두산은 8회 말 킬러 타이밍에 음바페가 쐐기 타점을 기록했고, 9회 초 KT의 반격으로 한 점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허락하지 않으며 김재호의 은퇴 무대를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김재환은 “재호 형의 마지막 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함께했던 기억이 많아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꼭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홈런 장면에 대해서도 “운이 따랐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은퇴식에서는 영상 메시지와 꽃다발 전달, 유니폼 증정 등이 진행됐으며, 김재호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의 인사가 영원한 안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두산 곁에 있을 것”이라며 “두산과 팬 여러분은 나의 자부심이자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날의 은퇴식은 단순한 작별이 아닌, 한 선수가 팀과 팬에게 남긴 깊은 족적을 기리는 자리였다.

오랜 세월 그라운드를 지킨 김재호는 이제 유니폼을 벗지만, 그의 이름은 두산 베어스의 역사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후배들이 만들어낸 극적인 승리 역시 그의 은퇴를 가장 아름답게 수놓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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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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