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전국 화재위험 경계 경보 발령…폭염 속 전기화재 사고 비상

최근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전기화재 등 각종 화재 사고가 급증하자 소방청이 화재 위험에 대한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4일 소방청은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근거한 것으로, 기상특보와 연계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예방 차원에서 시행된다.
올여름 첫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9일 이후 7일 넘게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폭염특보 발효 지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화재 발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폭염특보 발효 직전 10일간인 6월 19일부터 28일까지는 하루 평균 화재 건수가 71건이었으나, 특보가 발효된 이후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는 하루 평균 98건으로 38%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특히 여름철 전기화재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6~8월)에
발생한 화재 중 약 30%는 전기적 요인이 원인이었다.
최근 5년간의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 8600건의 화재 중 약 2580건이 전기적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가운데 에어컨, 선풍기 등의 냉방기기 과다 사용이나 노후화된 전기설비의 과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경고는 단순한 수치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이달 2일 부산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는 그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들 사고 모두 전기멀티콘센트 과부하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어린이 4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과열된 전선, 복잡하게 연결된 멀티탭, 문어발식 배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소방청은 이번 경보 발령과 함께 다양한 예방 조치를 병행하기로 했다. 우선 전국에 재난안전문자 발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화재 위험성을 적극 알리고,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노후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에 대해서는 전기설비 점검을 집중 실시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 교육과 캠페인도 전개된다. 더불어 한전 등 전력기관과의 공조체계도 보다 촘촘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화재 예방을 위한 일상 속 실천도 강조됐다.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멀티탭 하나에 여러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문어발식 전기 사용은 절대 금물”이라며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은 전원 스위치를 끄는 것만으로도 화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자기기의 전원 코드를 콘센트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가정 내 자가 점검과 전기
안전 의식 제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여름철을 기점으로 국민 안전을 위한 화재 예방 정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7~8월로 이어지는 휴가철을 앞두고 캠핑장, 펜션, 전통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도 강화될 예정이다.
관계 당국은 국민 스스로도 가정 내 전기시설을 점검하고, 폭염에 대비한 안전수칙을 생활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경보는 단순한 주의보가 아니라, 실제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만큼, 전기 안전 수칙 준수와 더불어 화재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