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심해어 돗돔 올해만 5마리…일본 대지진 전조설 다시 떠올라

400~500m 깊이의 심해에 서식해 ‘전설의 물고기’ 로 불리는 돗돔이 부산 해역에서 올해 들어 벌써 다섯 마리나 잡히면서 그 이례적인 출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소 연간 30마리 안팎만 포획되는 희귀 어종인 만큼 이번 사례는 단순한 우연인지, 혹은 이상 조짐의 전조인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대한해협 한복판에서 길이 1.7m, 무게 100kg의 초대형 돗돔이 포획됐다.
돗돔을 잡은 김광효 선장은 인터뷰에서 “10년 넘게 돗돔을 쫓았지만, 올해처럼 집중적으로 잡힌 건 처음”이라며 “한 번에 세 마리, 이후 또 한 마리, 지금까지 다섯 마리를 낚았다”고 전했다.
돗돔은 깊은 바다에 서식하며, 발견 자체가 희귀하기 때문에 ‘용왕이 점지한 물고기’라 불릴 만큼 신비한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출현에 일부에서는 일본 남부 난카이 해곡을 중심으로 7월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른바 ‘지진 전조설’과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의 작품 ‘내가 본 미래’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당 만화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견한 듯한 묘사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 타츠키 료가 꿈에서 봤다고 주장한 ‘2025년 7월의 대재앙’과 맞물려, 심해어 돗돔의 포획 사례가 주목받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도카이대 오리하라 요시아키 특임교수는 2019년 일본지진학회에서 발표한 연구를 통해, 심해어 출현과 지진 간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1928년부터 2011년까지의 기록 363건을 분석한 결과, 심해어 발견 직후 30일 내에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사례는 전체의 약 4%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진 발생 지역과 계절적 분포 역시 심해어 출현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리하라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물고기가 지진을 알아차릴 가능성 자체는 부인할 수 없지만, 실용적인 방재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