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기대감에 급등한 카카오페이, 투자경고로 거래정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수혜주로 부각되며 연일 급등세를 보이던 카카오페이 가 24일 한국거래소의 조치에 따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페이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주가가 2거래일 연속 40% 이상 급등했다는 이유로 거래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시장경보제도는 주가 급등이나 급락 등 이상 거래 징후가 포착될 경우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단계별로 지정되며, 이 중 투자경고나 투자위험 단계에서는 일정 조건 충족 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전일 15.58%(1만 2400원) 상승한 9만 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9만 4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는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 규모가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자산으로 주목받은 데 있다.
유진투자증권 조태나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모델에서는 담보 자산을 보유한 만큼 운용수익을 더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불충전금 규모가 클수록 담보 여력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성과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 기준 약 5919억원 규모의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페이(1576억원), 토스(1375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으로, 스테이블코인 담보 자산으로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월렛 충전 후 송금·결제’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으며, 그룹사 내 충전 잔액만큼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2030년 예상 운용수익이 1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카카오페이가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는 없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특허청에 ‘KRWKP’, ‘KPKRW’ 등 스테이블코인 티커로 추정되는 18건의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이는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페이를 상징하는 ‘K’, ‘P’ 문자를 조합한 형식으로, 시장에서는 이를 스테이블코인 진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에 대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등록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전략은 정해지지 않았다”라 말했다.
또한 “관련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핀테크 기업 대상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 완화 여부가 카카오페이의 향후 행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표권 출원을 단행한 만큼 시장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