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넥슨·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 부인…한국 콘텐츠 지배력은 여전

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 텐센트가 최근 제기된 넥슨과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텐센트가 국내 콘텐츠 및 플랫폼 산업 전반에 걸쳐 이미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향후 한국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텐센트가 최근 불거진 넥슨과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내 매체는 카카오모빌리티 2대 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텐센트가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2일에는 텐센트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넥슨과 카카오모빌리티는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998년 설립돼 현재 중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텐센트는 국내 주요 게임사와 플랫폼 기업의 주주로 이미 깊이 관여하고 있다.
시프트업의 지분 34.85%(2024년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 외부 투자자이며, 넷마블(17.52%), 크래프톤(14.61%), 카카오게임즈(3.89%) 지분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 본사의 지분 5.95%도 보유 중이다.
지난달에는 텐센트뮤직이 하이브로부터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지분 9.38%를 전량 인수하면서 케이팝 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확장에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콘텐츠 유통과 수익 구조 전반에 대한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의미한다.
텐센트는 과거 한국 게임의 중국 유통을 통해 급성장한 대표 사례다.
2008년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퍼블리싱해 대성공을 거뒀고, 이듬해 온라인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업계는 이러한 전례를 바탕으로 텐센트가 앞으로도 한국 콘텐츠 및 플랫폼 기업에 지속적인 투자와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텐센트가 매년 국내 게임사에 수조 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를 중국 정부가 달가워하지 않는다”전했다.
그는 “텐센트는 한국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필요시 인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텐센트가 인수설을 부인했음에도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의 한국 콘텐츠 산업 내 비중과 역할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 지분 투자에서 나아가 전략적 제휴, 유통권 확보 등 다양한 방식의 시장 진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