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홀어머니와 힘겹게… 송승헌은 내 은인”

배우 소지섭이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가정사와 데뷔 시절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배우 소지섭과 옥택연이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소지섭은 유쾌한 입담을 보이면서도, 데뷔 초 겪었던 현실적인 고난과 가족사를 담담하게 전해 시청자들의 뭉클함을 자아냈다.
소지섭은 신동엽, 이병헌, 송승헌과 술자리를 함께 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신동엽이 송승헌에게 나랑 놀지 말라고 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동엽은 이에 대해 “당시 ‘남자 셋 여자 셋’ 출연 전이었고, 송승헌이 자꾸 데리고 오니까 처음엔 어디서 불량한 아이가 온 줄 알았다”며 오해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신동엽은 소지섭을 압구정동 오렌지족으로 오해하고 “저런 애랑 놀다간 물들겠다”고 걱정했지만, 이후 소지섭이 홀어머니와 할머니를 모시며 어렵게 살아온 배경을 알게 되자 깊은 미안함을 표했다.
그는 “알고 보니 집안을 일으켜 세운 가장이더라”며 소지섭을 다시 보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에 소지섭은 “그땐 인천에 살아서 서울 오갈 차비도 아끼려 송승헌 형 집에서 잤다. 나한텐 은인 같은 형”이라고 말했다.
신동엽은 농담조로 “지금 보니까 오히려 지섭이에게 ‘승헌이랑 놀지 마’라고 했어야 했다”고 말했고, 소지섭도 “그 형 쉽지 않은 사람이다. 그땐 승복이었지”라고 응수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소지섭은 또 연기자로서의 내면 고백도 이어갔다. 그는 “‘발리에서 생긴 일’의 강인욱 역할은 나와 너무 닮아 힘들었다”며 “그 전까지는 돈이 없어 연기를 했는데, 이 작품은 진심으로 몰입하게 된 첫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홀어머니 설정이 실제와 같아 감정적으로 겹쳐졌다는 설명도 더했다.
이어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도 또 하나의 분기점이었다”며 예능감 넘치는 표정으로 당시 명장면을 재연해 분위기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데뷔 30주년을 앞둔 그는 “지금은 ‘내게 새로운 얼굴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그런 고민을 하면 시청자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소지섭은 1995년 모델로 데뷔한 뒤 다양한 작품에서 꾸준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스타성과 내면 연기 모두를 인정받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방송을 통해 알려진 그의 진솔한 고백과 인간적인 면모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