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에는 팔랑거리는 사람들의 옷들이 어지럽고
화려한 색색깔의 음료수들이 유혹하는 아름다운 여름날이다.
해가 머리 위로 올라가고, 무더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보면
일렁일렁 기묘한 풍경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더위에 지치고 일상에 지쳐 정신이 몽롱해지는 여름날,
그런 찰나의 순간에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현실과 환상, 이성과 감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장르: 판타지, 어드벤처, 가족, 드라마
제작: 월트 디즈니 픽처스, 로스 필름스, 팀 버튼 프로덕션
감독: 팀 버튼
원작: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및 『거울 나라의 앨리스』

2010년 팀 버튼 감독의 손끝에서 실사화 된 이 영화는
동화 속 상상력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눈부시도록 낯설고도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영화는 루이스 캐럴의 원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기반으로 하되,
이미 어릴 적 이상한 나라를 다녀온 ‘19살의 앨리스’가
다시 토끼굴로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시 토끼굴로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 출처-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디즈니 예고편 캡쳐)
성인이 된 앨리스는 약혼식 날
정체불명의 흰 토끼를 따라가다 다시 ‘언더랜드’라 불리는 세계로 떨어지고,
그곳에서 붉은 여왕의 폭정을 멈춰야 한다는 예언 속 주인공으로 지목된다.
매드 해터(모자장수), 체셔 고양이, 흰 여왕 등 독특한 캐릭터들과 만나며
앨리스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용기를 되찾아간다.
혼란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 속에서 앨리스는
이제 단지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놀라기만 하는 아이가 아니라,
선택하고 싸우는 자로 거듭난다.

이 작품은 디즈니가 제작하고 팀 버튼이 감독한 실사 영화로,
그 특유의 괴기미와 동화적 감성을 환상적인 CG와 함께 녹여낸 작품이다.
3D로 제작된 이 영화는 2010년 개봉 당시
시각적 몰입감과 독창적인 미술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아카데미에서 미술상과 의상상을 수상하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조니 뎁은 매드 해터 역으로 출연해
광기 어린 눈빛과 기묘한 말투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미아 바시코우스카는 전통적인 순종적인 앨리스가 아닌,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으로서의 앨리스를 소화해냈다.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한 붉은 여왕은
팀 버튼 특유의 과장된 연출로 매력적인 악역으로 탄생했다.
이러한 환상적인 캐릭터들과 몽환적인 영화 속 배경들로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며,
동화 실사화 열풍의 신호탄이 된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단지 환상의 아름다움만을 그린 영화 가 아닌
무질서한 세계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두려움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다.
현실이 무겁게 느껴질 때, 미칠 것만 같을 때,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 넌 미쳤어. 이건 비밀인데…멋진 사람들은 다 미쳤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中 대사)
눈이 아득해지는 여름날,
찬란하고 기묘한 언더랜드로의 문이 다시 열리고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여다보자.
돌아온 당신은 예전의 당신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영화] 운명을 마주한 사자의 여정-라이온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