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 17년 만에 우승한 토트넘 “진심으로 축하한다”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이 친정팀 토트넘 홋스퍼의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가 떠난 후에도 토트넘을 향한 깊은 애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파페 마타르 사르의 크로스를 골문으로 밀어넣은 결승골로 승부를 갈랐다.
이날 승리는 토트넘에게 매우 뜻깊은 순간이었다.
2007~20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이후 이어졌던 ‘무관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의 세 번째 기록이다.
결승전이 끝난 직후, 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토트넘의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 결과를 공유하며 “축하한다”고 짧지만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남겼다.
이는 케인 개인에게도 감격스러운 순간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토트넘에서만 14년을 보내며 435경기 280골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한 채 2023년 여름, 우승을 향한 갈망을 안고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그러나 그의 첫 시즌 역시 순탄치 않았다.
챔피언스리그와 포칼컵에서 탈락하며 우승과 인연이 닿지 못했으나, 결국 2024~2025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케인과 토트넘이 나란히 같은 시즌 각각의 무대에서 우승을 일군 셈이다.
케인은 결승전 이전에도 꾸준히 토트넘의 우승을 바라는 언행을 이어왔다.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이 확정된 이후 그는 “유로파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다. 모든 공은 토트넘 스스로 만든 것”이라며 “우승하길 바라며 경기를 지켜보겠다.
남은 한 경기는 토트넘 구단에 있어 의미가 아주 크다”고 응원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또한 지난 19일 독일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리그에서 토트넘은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역사상 최고의 시즌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맨유는 더 많은 경험을 가졌지만 토트넘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왔다”고 말했다.
케인의 응원에 응답하듯 토트넘은 결승전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후반전에는 ‘우주방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조직적인 수비로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그리고 손흥민(32)은 팀 주장으로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손흥민 역시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클럽 무대 우승과 인연이 없었기에 이번 트로피는 각별했다.
케인과 함께 ‘무관의 상징’처럼 불렸던 그가, 이제는 우승 주장이 되어 토트넘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남긴 것이다.
케인과 손흥민, 두 ‘영혼의 단짝’이 나란히 각자의 팀에서 첫 우승을 이뤄낸 2025년 시즌은 팬들에게도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