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금동관서 첫 비단벌레 장식…왕족 상징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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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 금동관 유물에서 비단벌레 장식이 발견되었다.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 금동관 유물에서 비단벌레 장식이 발견되었다.(사진 출처-국가유산청 제공)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 금동관 유물에서 비단벌레 장식이 발견되었다.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 금동관 유물에서 비단벌레 장식이 발견되었다.(사진 출처-국가유산청 제공)

경주 황남동 고분에서 출토된 신라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 장식이 확인됐다.

신라 금동관이나 금관에서 비단벌레 장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고대 장신구 문화와 지배층 위계를 해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21일, 2020년 경주시 황남동 120-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의 보존처리 과정에서 비단벌레 날개 15장이 총 13곳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7장은 관에 부착된 채로, 나머지 8장은 주변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일부는 검게 변색되었으나, 원래의 오색 영롱한 광택이 남아 있는 날개도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금동관은 3개의 4단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과 2개의 사슴뿔 형태 세움장식, 관테로 구성돼 있다.

관테에는 뒤집힌 하트 모양의 투조(뚫어낸 구멍)가 장식돼 있었으며, 비단벌레 날개는 이 구멍을 따라 부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곳에서는 날개 3장이 겹쳐 있었고, 나머지 네 곳에서는 각 한 장씩 부착된 흔적이 확인됐다.

해당 금동관은 6세기 초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같은 무덤에서는 금동신발, 금귀걸이, 구슬 팔찌 등 장신구가 착장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이는 신라 지배층의 복식 문화와 공예기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김권일 학예연구실장은 “신라 문화권에서 발견된 금관이나 금동관에서 이렇게 뒤집힌 하트 형태 구멍이 확인된 것도 처음이고 여기에 비단벌레 장식을 더한 것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비단벌레의 날개는 특유의 금록색 광택으로 인해 고대 신라에서 장신구 재료로 사용된 사례가 있다.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쪽샘 44호 고분 등지에서 말갖춤이나 허리띠에 부착된 형태로 확인된 바 있으며, 쪽샘 44호에서는 딱지날개 두 장을 겹쳐 물방울 모양으로 만든 장신구도 출토됐다.

국가유산청은 “금동관에서 보이는 출(出)자 모양 세움장식이 학계에서 신라 왕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비단벌레 날개 장식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착장자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라 공예기술에서 비단벌레 날개 사용 범위를 넓히는 한편 지배계층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국가유산청과 경주시가 함께 추진 중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이다.

2018년부터 황남동 120호 무덤 일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6세기 초 조성된 120-1호, 120-2호 무덤이 추가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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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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