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5월, 우리는 흔히 ‘가족’ 을 떠올린다.
하지만 과연 혈연만이 세상에 유일한 가족의 형태일까?
누군가는 상실로, 누군가는 외로움으로 가족의 자리를 잃은 채 살아간다.
그런 결핍의 틈을 메워주는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을 그려낸 영화가 있다.

2014년 개봉한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족이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드는 작품이다.
상처와 과거를 지닌 이질적인 존재들이 우주 한복판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화내고 부딪히고 싸우고 화해하고, 하나의 가족 같은 관계를 이룬다.

영화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외계인에게 납치된 ‘피터 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이제 ‘스타로드’ 라 불리며 우주를 떠도는 도둑이다.
그는 어느 날 신비한 구체 하나를 훔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암살자 ‘가모라’, 용병 너구리 ‘로켓’, 걷는 나무 ‘그루트’, 복수귀 ‘드랙스’ 등과
엉겁결에 한 팀이 되어 움직이게 된다.

처음엔 서로에게 적대적이던 이들은
은하계의 평화를 위협하며 그를 위해 피터가 지닌 구슬을 탐하는
악당 로난과 맞서며 조금씩 신뢰를 쌓아간다.
각자의 상처가 오히려 서로를 이어주는 매듭이 되어,
다섯은 어느새 하나의 가족이 된다.

제임스 건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기존의 히어로물 문법에서 벗어난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의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코믹스를 원작으로 했기에,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 구축 등이 여러모로 상당한 도전이었던 영화다.
하지만 제임스 건은 캐릭터의 내면에 집중했고,
그 결과 전 우주에서 가장 엉뚱하고도 인간적인 히어로들이 탄생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의 사운드트랙 ‘Awesome Mix Vol.1’은
영화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장치로,
전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속 가디언즈는 서로를 의지할 가족이 없던 존재들 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가졌어”라는 말처럼,
끝내 그들은 함께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준다.

가정의 달에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는 것은, 단지 액션과 유머 때문 만은 아니다.
가족이란 반드시 피로 맺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서로를 이해하고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 또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에서는 유쾌하면서 진심 어린 시선으로 보여준다.
다가오는 주말,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이 영화로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는 이들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