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경찰, 압수 대마초 소각 과정에서 주민들 환각 증상 호소

튀르키예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 20톤을 마을 인근에서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주민이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조치는 경찰의 마약 단속 결과물 처리 과정에서 벌어졌으며,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현지 언론 튀르키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튀르키예 경찰은 디야르바키르주 리제 마을에서 대마초 약 20톤을 태웠다.
해당 마약은 지난해 마약 단속 작전을 통해 주 전역에서 압수된 것으로, 총 100억 튀르키예 리라(한화 약 3629억 원) 규모에 달한다.
경찰이 대마초를 마을 인근에서 직접 소각하면서, 2만 5000여 명이 거주하는 리제 마을은 며칠 간 짙은 대마 연기로 뒤덮였다.
주민들은 마약 냄새가 진동하는 상황에서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었다.대부분의 주민은 현기증과 메스꺼움, 두통을 호소했으며 일부는 환각 증상까지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경찰의 부적절한 연출로 더욱 커졌다.
대마초가 담긴 봉지를 마을 이름인 ‘리제’(LICE)로 배열한 후 소각한 장면이 포착되면서 지역 주민뿐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의 비난도 이어졌다.
마약 중독 퇴치 활동을 벌이는 한 비영리 단체 관계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행위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심에서 대마초를 태우는 것은 비전문적”이라며 인구가 없는 외곽 지역이나 전용 폐기 시설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