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멘탈이 만든 명품 7회… ‘진짜 투수’가 증명한 이유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38)이 또 한 번 ‘진짜 투수’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한화 이글스의 5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7회 무사 1,2루 실점 이후 맞은 추가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위기관리능력은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를 더욱 빛나게 했다.
류현진은 7회 문보경과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한 뒤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그는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허용하고 박동원을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선택했다.
이어 박해민의 강한 타구를 빠르게 처리해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며 2사로 만들었고, 대타 문성주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3B까지 몰렸지만 정면 승부를 택해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그러니까 베테랑이다. 본인이 노력도 정말 많이 하지만 타고난 진짜 투수”라면서 “(아웃될 수 있는) 그런 타구가 안타로 기록되면 투수는 더 많은 공을 던지게 되고, 점수를 주면 더 힘들어진다. 자기 제구도 잃을 수 있는데 7회까지 잘 막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 역시 경기 후 “7회가 아쉬웠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추가 실점이 없었던 게 다행이었다. (박해민의) 땅볼을 완벽하게 잡아 병살을 했으면 더 편했을 것이다. 그 다음 (문성주 타석 때) 스리볼까지 몰렸지만 그때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홈런을 맞더라도 가운데 던지자’ 그거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위기를 피하지 않은 승부욕과 멘탈을 인정받았다.
염경엽 LG 감독도 “3B-1S에서 현진이가 한가운데 밀어넣는 볼이었다. 평소 성주라면 안타를 쳐야 될 볼이었는데 야구가 안 되려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라며 류현진의 정면승부를 높이 평가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2차례, KBO리그에선 1번밖에 없던 밀어내기 볼넷을 피하며 보여준 이닝 운영은 경험과 제구, 멘탈이 조화를 이룬 결과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수 그렉 매덕스조차 커리어 동안 5차례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을 만큼, 류현진의 위기 탈출은 더욱 값졌다.
올해로 KBO 통산 20시즌째를 맞이한 류현진은 변함없는 위기관리능력과 경기 운영으로 한화 마운드의 중심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