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함지산 산불 진화율 92%…팔거산성은 피해 적어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인 4월 29일 오전 10시 기준 진화율 92%를 기록했다.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은 4월 28일 오후 2시쯤 발생해 빠르게 확산됐지만, 산림 당국이 총력을 다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영향 구역은 260ha에 달하며, 총 화선 11km 중 10.1km의 불길이 잡혀 남은 화선은 0.9km로 축소됐다.
산불 현장에는 진화 헬기 53대, 차량 205대, 인력 1551명이 투입돼 대규모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가 인근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야동 일대 산림에는 산불 지연제가 살포됐다. 현장 기상은 초속 2m 안팎의 바람과 44% 습도로, 진화에는 다소 유리한 조건이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비닐하우스 4개 동 일부가 소실됐고, 트랙터와 이양기 등 농기계 7대가 전소 또는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 피해에 대한 추가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산불 발생 이후 인근 지역 주민 661명이 긴급 대피해 팔달초등학교와 요양원 등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29일 오전,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은 삼국시대 산성 유적인 팔거산성 일대를 한 차례 지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팔거산성은 북구 노곡동 함지산 정상에 위치한 유적으로, 대구에 남은 산성 가운데 외형이 비교적 온전한 곳이다.
2023년 6월 사적으로 지정된 이 산성에 대해 산림당국 관계자는 “산성 자체가 돌로 축조돼 산불로 인한 직접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산불 발화 원인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최초 발화 지점은 등산로가 아닌 입산 통제 구역이었으며, 진화 과정에서 현장 보존이 어려워 정확한 발화 경로 확인이 늦어졌다.
산림당국은 “자연발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수사를 진행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최초 신고자는 발화지점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농가 관계자로 확인됐다.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북구 서변초등학교 조야분교장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오늘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번 산불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지역 주요 산에 대해 입산 통제 긴급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