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피규어가 2억 낙찰…팝마트 라부부, 글로벌 팬덤 타고 주가 폭등

귀여운 외모와 희소성으로 무장한 피규어 ‘라부부 (Labubu)‘가 전 세계 수집가와 투자자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아트토이 전문 기업 팝마트가 판권을 보유한 라부부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고수익 리셀 시장과 글로벌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팝마트는 최근 한 달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2위에 오른 종목이다.
약 3400만 달러가 유입됐으며, 이와 함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190% 이상 오르며 현재 약 275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저점인 10홍콩달러에서 무려 570% 가까이 오른 수치다.
라부부는 2015년 홍콩 작가 카싱 룽이 만든 캐릭터로, 2019년 팝마트가 판권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IP 사업에 뛰어들었다.
블라인드 박스 형태의 유통 전략과 SNS 팬덤 마케팅을 활용해 중국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고, 이후 블랙핑크 리사 등의 유명인 협업을 통해 동남아, 미국, 유럽, 한국까지 빠르게 팬층을 확장했다.
수집가 시장에서도 라부부의 인기는 확고하다.
정가 2만~3만원대 피규어가 수십만 원에 거래되며, 희귀 시크릿 제품은 수백만 원까지 호가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 경매에서 131cm 대형 라부부가 2억 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열풍은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서울 명동에서는 라부부 한정판을 구매하려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 간 충돌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후 팝마트 코리아는 한동안 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팝마트의 실적 역시 급성장 중이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480% 증가했으며, 미국은 900%, 유럽은 600% 이상 성장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팝마트를 ‘차세대 헬로키티 IP’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300홍콩달러 이상으로 제시했고, UBS도 기존 목표주가를 216에서 329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정판 수집품 특성상 팬덤 유지와 희소성이 핵심 자산이지만, 공급 증가나 트렌드 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라부부를 둘러싼 열풍은 단순한 캐릭터 소비를 넘어 수집, 투자, 글로벌 콘텐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