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5G 요금제 확산… 알뜰폰 가입자 965만명 돌파

5G 요금제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경기 불황과 통신비 절감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월 1만원대에 2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알뜰폰 요금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뜰폰 가입자 수는 965만명을 넘어서며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점유율 역시 2월 기준 16.9%까지 상승해 1년 전보다 3.4%포인트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5일 발표한 ‘무선 통신 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알뜰폰 회선 수는 964만8천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약 15만5천 건, 1월보다도 9만 건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빠른 반등세를 나타내며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증가의 주요 요인은 가성비 높은 5G 요금제 출시다.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현재 ‘1만원대 월 20GB 제공’ 요금제는 9개에 달하며, 연내 20여 개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요금제들은 대체로 QoS(속도제한 조건)를 적용하지 않아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추가 사용이 어렵다는 점은 있지만, 통신 3사의 유사 요금제에 비해 3만~4만원 저렴하다.
이 같은 요금제 출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초 정부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중재해 기존 1MB당 1.29원이던 망 사용 단가를 0.82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었고, 2월 말 기준 스마텔, 큰사람커넥트 등 업체들이 앞다퉈 1만5500원~1만9800원에 데이터 2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기존 통신사업자 외에도 금융권에서 알뜰폰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SK텔레콤 망을 활용해 1만9500원대 요금제를 선보였고, 우리은행은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친 상태로,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향후 알뜰폰의 증가세가 유지될지에 대해선 우려도 존재한다.
오는 7월 중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 3사가 스마트폰 구매 보조금을 차등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재점화될 경우, 알뜰폰 이용자들이 다시 통신 3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지금 통신 3사에선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이 과거와 달리 포화 상태여서 단통법이 폐지되더라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통신 3사 중 한 곳에서 보조금 경쟁을 시작하면 나머지 2곳도 방어를 위해 보조금 경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알뜰폰 선호도가 지속 상승하고 있어 예전과는 다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