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시작부터 ‘엘롯라시코’ 격돌… LG와 롯데, 선두 추격 전운 고조

KBO리그가 오는 17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
올스타 휴식기가 6일로 확대되면서 개막 2연전과 같은 대진으로 각 팀이 4연전을 치르게 되며, 전반기의 흐름이 어떻게 반전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잠실에서 맞붙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4연전은 그야말로 초반부터 불꽃이 튈 전망이다. 두 팀은 전반기를 각각 2위(LG), 3위(롯데)로 마감했다.
선두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는 LG가 4.5경기, 롯데가 5.5경기로 큰 차이는 없지만, 양 팀 간 순위는 단 1경기 차다.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하면 LG는 선두 추격을 위한 발판을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고, 롯데는 오히려 LG를 끌어내리며 2위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다.
상대 전적에서는 LG가 4승 1무 3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그러나 가장 최근 시리즈였던 7월 초 사직 3연전에서는 롯데가 2승 1패로 시리즈를 가져간 만큼 분위기 역시 일방적이지 않다.
양 팀 모두 전력과 사기를 끌어올린 만큼 후반기 첫 시리즈는 사실상 가을야구를 향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투수진에서는 LG가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 3.78로 전체 4강권 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특히 불펜 운용에서의 유연성과 마운드 총합이 돋보였다.
반면 롯데는 타선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반기 팀 타율 1위를 기록하며 상대 투수진을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득점 루트가 다양해졌다.
다만 LG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후반기 초반 공백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지난 3일 내복사근 손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그는 3주 후 재검진을 앞두고 있어, 최소한 이번 시리즈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다.
이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과 득점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는 그에 비해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기를 조기에 마감했던 윤동희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타선 운용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직후 윤동희가 곧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팀 모두 외국인 선발 투수 운용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시즌 중 4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라는 부진을 겪었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반면 롯데의 터커 데이비슨은 6월 한 달간 평균자책 7.71로 부진했고, 7월에는 2경기에서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아직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LG와 롯데의 맞대결은 특유의 긴장감과 팬들의 열기로 ‘엘롯라시코‘라는 별칭까지 붙은 만큼 후반기 개막 시리즈의 백미로 손꼽힌다.
실제로 지난 시즌 잠실에서 벌어진 두 팀의 혈전은 팬들의 기억에 깊게 남아 있다.
지난해 6월 15일 경기는 연이은 역전과 퇴장으로 점철된 명승부였고, 이튿날에는 염경엽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등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결국 두 경기 모두 9-8이라는 같은 점수로 승패가 갈렸다.
이번 시리즈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LG와 롯데는 서로의 급소를 노리는 치열한 심리전과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반기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이번 ‘엘롯라시코’ 4연전은 명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