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5월 타율 0.402 맹타… KT 상위권 도약 이끄는 숨은 축

KT 위즈가 황재균(37)의 방망이에 힘입어 상위권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황재균은 이제 팀 내 중심 타자에서 테이블세터로, 수비의 중심에서 분위기 반전의 키플레이어로까지 거듭나고 있다.
황재균은 5월 26일까지 87타수 35안타로 타율 0.402를 기록 중이다. 5월 기준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지난 23일과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이틀 연속 4안타 경기를 펼쳤고, 두 경기에 걸쳐 7연타석 안타를 몰아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12경기 연속 안타, 그 중 7경기 멀티히트라는 수치는 단순한 ‘좋은 타격감’ 이상의 존재감을 입증한다.
KT는 팀 타율이 0.247로 리그 8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황재균의 맹타가 단비처럼 다가오고 있다.
팀 내 3할 타자는 단 3명뿐이며, 황재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타격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16까지 상승했다.
황재균의 2025시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허경민이 FA로 영입되면서 수년간 맡아온 3루 자리를 내놓게 됐고, 1루와 외야 수비를 병행하며 제한적인 출전 기회를 받아야 했다.
오프시즌 동안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 수비까지 대비해 글러브 네 개를 준비하며 팀에 헌신했지만, 시즌 초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엔 시간이 필요했다.
변화는 4월 말부터 시작됐다. 주전 내야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황재균은 다시 3루로 돌아왔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타격감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5월 2일과 3일 키움전에서 연속 3안타 경기를 기록하며 감을 완전히 회복했고, 이후 매 경기 안타를 이어가며 팀 타선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급기야 이강철 감독은 5월 17일 LG와의 더블헤더부터 황재균을 리드오프로 배치했다.
시즌 초반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를 전진 배치해 테이블세터로 활용하고자 했지만, 두 선수 모두 타격 부진에 시달리면서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대신 황재균이 그 자리를 메우며 이강철 감독이 신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현재 KT는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최근 타선의 부침이 팀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있었지만, 황재균의 맹타와 함께 허경민이 다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상위권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허경민이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23일부터 황재균은 1루수로 출전하며 팀 내 유연한 포지션 소화력을 다시금 입증했다.
KT는 이번 주 홈에서 두산, KIA와 각각 3연전씩 맞붙는다.
두 팀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이번 주 6연전 성적에 따라 KT가 3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황재균이 리드오프로서 흐름을 이끌고, 강백호와 로하스가 뒤를 받쳐준다면 타선은 더욱 강해진다.
한 시즌의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황재균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팀을 위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뛰며, 침체된 타선의 흐름을 끌어올린 이 베테랑의 반등이 올 시즌 KT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