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모리야스, “한일 축구, 함께 월드컵 결승 가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홍명보 감독과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특별 대담을 나눴다.
이번 대담은 지난달 26일 일본 지바에서 사전 녹화돼 10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으며, 양국 대표팀 사령탑의 진솔한 이야기와 축구 철학이 오가는 특별한 시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1969년생으로 동갑내기다.
선수 시절에도 여러 차례 맞붙은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이날 대담에서 서로에 대한 첫인상과 기억이다.
한일전의 역사, 월드컵 도전, 팀 운영 철학, 한일 축구의 미래 등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두 사람의 첫 맞대결은 1992년 베이징 다이너스티컵 한일전이었다.
홍 감독은 “모리야스 감독은 헌신적인 플레이어였다. 일본 축구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했고, 모리야스 감독은 “그 경기는 내게도 첫 한일전이었고, 한국은 정말 강한 팀이었다”고 회상했다.
홍명보 감독은 특히 1993년 도하 참사로 불리는 한일전 패배, 1997년 월드컵 예선에서의 승리,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승리를 가장 인상 깊은 한일전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은 “프랑스 월드컵 예선에서 서울 원정 2대 0 승리가 인상 깊었고, 런던 올림픽 3·4위전도 잊지 못할 경기였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서 만난 두 감독은 팀 운영 철학에서도 공통점을 보였다.
홍 감독은 “스타 선수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끈다”며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도 “개성과 팀 정신을 함께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중미월드컵에 대한 포부도 나왔다.
모리야스 감독은 “꿈은 월드컵 우승이다. 망상이라 해도 싸워보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2년 한국의 4강 진출이 일본에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홍 감독 역시 “한국이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곳까지 가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두 감독은 한일 축구의 미래에 있어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한국은 라이벌이자 동료다.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고, 홍 감독도 “1998년 예선 당시 ‘함께 프랑스로 가자’는 한국 팬들의 응원을 기억한다. 과거의 연대처럼 미래도 함께 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대담은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축구를 매개로 한 한일 간의 상호 존중과 협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라이벌을 넘어 동반자 관계를 다져가려는 두 사령탑의 메시지는 양국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