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열풍 가속… 美 투자 순매수 역대 최고치 눈앞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올해 들어 더욱 거세지며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4월 23일까지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약 154억 달러(약 22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매수액 105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대형주에 대한 친숙도와 투자 수익 경험이 많은 10대, 20대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필수 재테크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1월, 2월, 3월 모두 역대 순매수 상위 기록을 경신했고, 4월에도 관세 충격 이후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도 증가세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3월 대비 약 1조 원 이상 급증했으며, 금융당국은 이 중 상당 부분이 해외주식 투자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10대와 20대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비중이 각각 36%에 달해 40대(24%)와 50대(18%)보다 현저히 높았다.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등으로 투자 지역을 다변화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3월 한국 투자자의 중국 주식 보관액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홍콩 주식 순매수액도 역대 1, 2위를 연이어 경신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과 저평가 매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해외주식 선호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국내 증시가 성장형 기업을 충분히 발굴하지 못하는 한, 해외주식 비중은 더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내 시장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젊은 층의 ‘국장’ 외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주식 직접 거래 수수료가 국내 거래 수수료 대비 높지 않은 데다 레버리지 규제도 완화되어 있다.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 중심으로 해외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