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섭취, 우울증 위험 최대 41% 높인다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이 우울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국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과일·채소·올리브유·통곡물 등으로 구성된 지중해식 식단은 우울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 UPF)은 과하게 으깨지고 다량의 첨가물이 추가되는 등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을 말한다.
같은 영양성분을 포함하더라도 지나친 가공 과정으로 인해 건강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연구팀은 40개국 1만5262명의 만성 질환이 없고 정신과 약물 복용 이력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가 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최대 41%까지 높아졌다.
특히 설탕이 많은 음료, 통조림, 냉동식품 등은 여성에게서 더 뚜렷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초가공식품의 영향력은 다르게 나타났다.
18~34세 성인은 우울증 위험이 평균 21% 증가했으며, 55세 이상 여성은 우울증 위험이 41%까지 높아졌다.
반면 35세 이상 남성은 식단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의 경우,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35~54세 여성은 지중해식 식단 섭취 시 우울증 위험이 18% 낮아졌고, 55세 이상 여성은 최대 24%까지 감소했다.
연구를 주도한 기욤 퐁 박사는 “정크푸드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특히 젊은층과 여성의 식단 개선은 여러 방면에서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뱅 이세타 퀘벡 심폐질환 대학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식단 자체가 우울증 위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말했다.
그는 “우리가 조사한 식품 중 초가공식품은 특히 여성에서 더 높은 우울증 위험성과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기존에 정신 질환이나 만성 질환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는 점에서 식단과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세타 박사는 “식단과 정신 건강 간의 연관성은 너무 자주 간과되고 있다”라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단순히 비만이라서 우울하거나 우울해서 비만하다는 식의 해석은 단편적이며, 식품의 질은 정신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식단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분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