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계천 복원 20년 만에 ‘쉬리’ 발견…청계천 생태계 건강성 확인
청계천에서 한반도 고유종인 ‘쉬리’가 발견됐다. 쉬리는 깨끗하고 유속이 빠른 하천에서만 서식하는 어종으로, 하천 생태계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6일,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담수어류 조사에서 쉬리가 채집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청계광장과 모전교 인근부터 중랑천 합수부까지 총 6개 지점에서 실시됐다.
과학관은 지난 2월 서울시설공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청계천 생태계 모니터링을 재개했으며,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9~30일 이틀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총 4목 7과 20종, 1품종(이스라엘잉어) 1238개체의 담수어류가 확인됐다.
주요 어종으로는 피라미가 전체 개체의 53.7%를 차지해 우점종으로 나타났으며, 참갈겨니(14.7%)와 돌고기(7.5%)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고유종으로는 쉬리, 참갈겨니, 얼록동사리 등이 확인됐으며, 외래종으로는 이스라엘잉어 1품종이 조사됐다.
관상어종과 생태계 교란어종은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상류 구간인 관수교 인근 여울부에서 채집된 쉬리는 전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깨끗한 수질과 빠른 유속의 하천에만 사는 생태지표종이다.
이번 쉬리 발견은 청계천이 건강한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어류상은 20년 전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청계천 복원 전인 2003년에는 주로 붕어, 참붕어, 미꾸리, 밀어 등 내성 강한 어종만 발견됐으나, 이번에는 참갈겨니, 버들치, 모래무지 등 다양한 미소서식처를 선호하는 어종이 출현하며 생물다양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류와 하류 구간에서는 피라미가 주로 서식했고, 중랑천 합수부의 정체 수역에서는 참붕어가 발견됐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청계천에 서식하는 담수어류와 하천생태계의 변화를 시민들에게 생생하게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 밝혔다.
그는 “일반 시민대상 민물고기 탐사 프로그램 운영과 학술결과 등을 엮어 하반기 전시회를 통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탐구하고 힐링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가지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앞으로 계절별 추가 조사를 통해 쉬리를 포함한 청계천 담수어류의 정밀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청계천의 지속 가능한 이용과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서울시에 제공될 계획이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