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UCL 우승의 주인공 되다

한국 축구의 기대주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로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17년 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PSG는 6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풋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CL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5-0으로 완파하며 클럽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랑스 리그1, 프랑스컵, 프랑스 슈퍼컵에 이은 UCL 우승으로 쿼드러플을 완성하며 유럽 축구를 제패했다.
이강인은 결승전 출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쉽게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대회 기간 중 기여도와 팀 우승에 동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는 손흥민(토트넘)도 이루지 못한 성과로, 한국 축구사에 남을 순간이다. 경기 내용은 완벽에 가까웠다. PSG는 초반부터 경기 흐름을 장악하며 인터 밀란을 압도했다.
전반 12분 하키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두에의 두 골, 크바라츠헬리아의 추가골, 마지막으로 마율루의 쐐기골까지 5골을 몰아넣으며 인터 밀란의 골문을 맹폭했다.
특히 PSG는 네이마르, 음바페, 메시가 모두 실패했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셈이다.
팀 전력 재편 이후 핵심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이번 시즌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끝에 유럽 정상까지 석권했다.
비록 이강인의 결승전 출전은 무산됐지만, 이미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중요한 순간에 기회를 얻으며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챔피언스리그와 프랑스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이강인은 이제 진정한 ‘우승 경험자’로서 커리어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번 PSG의 우승은 단지 한 팀의 성과를 넘어,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이정표로 자리 잡게 됐다.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박지성 이후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한 명의 한국 선수가 유럽 정상에 올랐다는 점은 국내 팬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앞으로 이강인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미 PSG 내 입지를 다진 그는 다음 시즌을 기점으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강인의 이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음을 다시금 보여준 사례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