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 인류 최초 태양 남극 정면 촬영 성공…솔라 오비터 관측 성과

유럽우주국(ESA) 이 이끄는 태양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 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 남극 을 정면에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ESA는 1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솔라 오비터가 태양 적도에서 약 17도 기울어진 궤도에서 남극을 촬영했다”며 “지금까지 어떤 탐사선도 시도하지 못한 관측”이라고 밝혔다.
기존 태양 관측은 대부분 태양 적도를 기준으로 한 황도면 상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지구와 대부분의 인공위성이 이 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라 오비터는 금성의 중력을 활용해 궤도 기울기를 조정하면서 태양 극지방을 새로운 각도에서 관측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했다.
이번 촬영은 지난 3월, 태양에서 약 510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이루어졌으며, 솔라 오비터는 태양 적도 아래 약 17도까지 기울어진 궤도에서 남극을 촬영했다.
사용된 장비는 편광 및 태양진동 영상 장치(PHI), 극자외선 영상 장치(EUI), 코로나 환경 분광 영상 장치(SPICE) 등으로, 각기 다른 파장대의 정보를 종합해 상세한 태양 남극의 모습을 확보했다.
관측 결과, 태양 남극은 북극과 남극의 자기장이 뒤섞인 매우 복잡한 구조를 보였다.
이는 현재 태양 활동이 극대기에 해당함을 시사하며, 약 11년 주기의 태양 자기장 반전 현상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SA는 “이번 자료는 태양 자기장의 변화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태양 주기 예측력 향상과 향후 우주 기상 예보 정밀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솔라 오비터는 향후에도 관측 궤도를 점차 기울여 2027년 24도, 2029년에는 최대 33도까지 상승한 궤도에서 태양 북극을 정면 관측할 계획이다.
ESA는 이와 함께 지난 5년간의 분광 장비 데이터를 통해 수소, 산소, 마그네슘 등 태양 대기 화학 원소들의 이동 속도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도 밝혔다.
ESA의 태양 극지 관측 프로젝트는 총 5억 유로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과학 탐사로, 솔라 오비터는 2020년 발사된 이후 태양의 전방위적 연구를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관측을 이어가고 있다.
과학계는 이번 남극 관측 성공을 통해 태양 극지 자기장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나아가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태양풍 및 플레어 예측 기술의 고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