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플루미넨시에 패배…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확정

K리그의 자존심 울산 HD가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절실히 체감했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브라질의 명문 플루미넨시에 2대4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멜로디 선다운스와의 1차전 0대1 패배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당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오는 26일 열리는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승점 0점으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김판곤 감독은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현실적인 전술을 택했다. 공격수 에릭과 엄원상만 전방에 배치하고, 루빅손, 이재익, 밀로시 트로야크, 김영권, 강상우가 수비라인을 구성하는 5백 전술로 맞섰다.
이진현, 고승범, 보야니치가 중원을 책임졌다.
경기 초반부터 플루미넨시는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패스를 앞세워 울산을 밀어붙였다. 전반 26분 보야니치의 실책성 드리블 이후 아리아스에게 프리킥 기회를 내주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아리아스의 오른발에서 감아 찬 프리킥은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 울산 골키퍼 조현우도 손 쓸 수 없었다.
이후에도 조현우는 연이어 슈팅을 막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반 막판, 울산은 극적인 반격에 성공했다.
엄원상의 돌파와 컷백이 골키퍼를 벗어나 반대편 이진현에게 연결됐고, 이진현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울산의 이번 대회 첫 득점이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이진현의 크로스를 엄원상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해 역전골까지 만들었다.
1점 차 리드를 안고 전반을 마친 울산은 후반전에도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려 했으나 체력 저하와 수비 불안이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후반 21분, 트로야크가 걷어낸 볼이 하필 노나토의 발 앞으로 떨어졌고, 그는 이를 침착하게 골로 연결해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어 38분, 울산 페널티박스 내 혼전 상황에서 센터백 후안 프레이테스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플루미넨시가 다시 리드를 가져갔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 막판 베테랑 이청용과 정우영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후반 추가 시간 플루미넨시의 케노에게 네 번째 골까지 내주며 2대4 완패를 당했다.
이번 패배로 울산은 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시아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특히 수비 집중력 부족과 후반 체력 저하, 중원 장악 실패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세계 무대에서 실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남은 경기에서 K리그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은 오는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TQL 스타디움에서 독일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