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패밀리’, 59개국·259개 도시 여정 마침표…여운 남긴 2년간의 세계 탐방기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선 넘은 패밀리 가 89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년간 총 59개국 259개 도시를 누비며 국제 가족 114팀의 다양한 삶을 전한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가족과 이민, 다문화 커뮤니티의 현실을 꾸준히 조명해온 작품으로
긴 여운을 남겼다.
26일 방영된 최종회에서는 미국, 베트남, 영국에서 각기 다른 국제 가족들이 현지 문화 체험과 일상을
공유했다.
호치민에 거주 중인 ‘베트남 패밀리’는 현지인이 즐겨 찾는 휴양지 붕따우로 떠났고, 1박 2일 동안 가성비 최고의 여행을 선보였다.
5성급 호텔 1박에 14만원, 전통 음식과 카페 체험, 발 마사지, 해산물 만찬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2인 기준 총경비는 약 25만원 수준으로, 출연진의 극찬을 받았다.
현실적인 여행 정보와 가족 중심의 따뜻한 분위기가 시청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패밀리’는 뉴욕에서의 ‘한 달 살기’ 현실을 전했다.
호텔 한 달 숙박비가 1300만원, 외식 한 끼 30만원, 전망대 입장료 1인 11만원 등 고비용 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총 예산은 1500~2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단순한 여행 정보를 넘어, 고비용 대도시 생활의 민낯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았다.
영국의 ‘와이트섬’을 찾은 ‘영국 패밀리’는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샨크린 빌리지’의 동화 같은 마을, 해변, ‘선데이 로스트’라는 전통 가정식을 통해 영국 현지 가족 문화의
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육아로 지친 가족에게 시부모의 따뜻한 손길과 음식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됐다.
‘선 넘은 패밀리’는 종영과 함께 가족이 가진 다양한 형태와 그 안의 사랑, 이민자의 현실과 도전, 세계 각국의 생활 방식에 대한 이해를 시청자와 나눠왔다.
특히 안정환, 이혜원, 유세윤, 송진우라는 안정적인 진행자 라인은 시청자와의 거리를 줄이며 진정성 있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종영 소식에 출연진 역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안정환은 “삶과 인생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며 참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이혜원은 “타지 생활의 고단함을 너무 잘 알기에 모든 ‘선넘패’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0%대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선 넘은 패밀리’는 다문화 가족의 정체성과 세계시민의 감각을 국내 시청자에게 정제된 방식으로 전달한 드문 예능이었다.
다양한 문화와 생활 방식을 차별 없는 시선으로 조명한 이 프로그램의 여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