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체구 작은 환자도 로봇 폐 이식 성공

서울대병원 이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폐 이식 수술에 성공하며, 고난도 이식 수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체구가 작은 한국인에게도 로봇 폐 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7일, 폐섬유증으로 중증 호흡곤란을 앓아온 66세 남성 윤병섭 씨에게 로봇 폐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수술은 지난 6월 19일, 약 8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로봇 수술 시스템 ‘다빈치 Xi’를 활용해 갈비뼈 사이 최소 절개 후 손상된 폐를 제거하고 뇌사자의 폐를 정밀하게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폐섬유증은 폐조직이 굳어 호흡이 어려워지는 만성 질환으로, 말기 환자는 폐 이식 외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윤씨 역시 증상 악화로 산소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로봇 폐 이식 수술 이후 그는 산소 공급 없이도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로봇 폐 이식 수술은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듀크대병원 등 극소수의 해외 의료기관에서만 시행되는 고난도 수술이다.
특히 서구형 체형을 기준으로 개발된 로봇 수술 기법은 흉곽이 좁은 한국인에게 적용하기 어려워 국내 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로봇 팔의 정밀 제어 기능과 고화질 3D 영상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수술을 집도한 박샘이나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이번 수술은 최소 침습 로봇 수술을 통해 회복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체구가 작은 환자에서도 정밀한 폐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로봇 폐 이식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절개 범위가 작고, 출혈 및 통증이 적어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기존 개흉 방식보다 회복 기간이 짧아,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또한 폐는 심장, 주요 혈관과 기관지 등과 가까이 위치해 있어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되는데, 로봇 수술은 이러한 정밀 수술 환경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윤씨는 “이전에는 숨쉬는 것조차 버거웠지만 지금은 산소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회복했다”며 “소중한 생명을 나눠주신 기증자 분과 수술을 집도해주신 의료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로봇 폐 이식 수술 성공을 계기로, 향후 더 많은 환자들에게 최소 침습 이식 수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배동현 (grace8366@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