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라면축제, 주최 측 운영 부실 논란…현장 혼잡에 관람객 불만 폭주

부산 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라면축제’가 개최 초기부터 관람객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행사 구성 미흡과 운영 부실로 인해 관람객들은 “만원 주고 라면 세 개 맛봤다”, “정수기 물도 안 나오는
난민 체험”이라며 SNS와 포털 후기에 불만을 쏟아냈다.
해당 축제는 사단법인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와 비영리법인 희망보트 주최로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일대에서 개막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국내외 15개국 이상, 다채로운 라면 브랜드가 참여한 대규모 국제 라면 박람회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입장료는 1인당 1만원이었으며, 참가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다채로운 먹거리와 공연, 체험 콘텐츠를 기대했다.하지만 축제장을 찾은 이들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평가를 내놨다.
온라인 예매 플랫폼과 커뮤니티 등지에 올라온 수많은 후기에는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일부 후기 사이트에서는 평점이 0점대로 내려앉았다.
한 관람객은 “라면은 고작 국내 3종, 동남아시아 3종 정도가 전부였고, 그나마도 대부분 컵라면이었다”며
“정수기 온수도 고장 나서 찬물에 라면을 우려먹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만원 주고 난민 체험하고 왔다”고 비꼬며 “우리 집에 있는 라면 종류가 더 많다”고 했다.
“진심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 “현장은 황량한 공터였다”는 증언도 줄을 이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축제장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속속 올라왔다. 영상에는 조촐하게 놓인 부스 몇 개와 별다른 체험 요소 없이 컵라면을 먹는 모습만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라면축제가 아니라 라면세개축제”, “라면으로 하는 잼버리냐”, “부산시 이미지 깎아먹는 행사지”라며 주최 측을 성토했다.
이번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난해 부실 운영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새만금 세계잼버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어, 주최 측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최 측은 현재까지 별도의 해명이나 입장문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관계기관이나 지자체의 후원 여부,
안전관리 기준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지지 않아, 행사 전반에 대한 투명성 문제 역시 지적되고 있다.
문화행사를 빙자한 유료 체험이 계속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번 축제가 보여준 부실 운영 사례는 향후 지역
축제 전반의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