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을 금으로 변환 성공…현대판 연금술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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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납을 금으로 변환
(사진 출처-언스플레시 제공)
CERN, 납을 금으로 변환
(사진 출처-언스플레시 제공)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연구진이 거대강입자충돌기(LHC)를 이용해 납을 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전문매체 퓨처리즘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물리학 리뷰 저널(Physical Review Journals)’에 게재됐으며, 중세 연금술사의 꿈이라 불린 ‘납에서 금으로의 변환’이 과학적으로 실현된 사례로 평가된다.

CERN의 연구진은 LHC에서 입자 충돌 실험을 수행하던 중, 금보다 양성자가 3개 많은 납 원자핵 간의 충돌을 진행했다.

본래 이 프로젝트는 빅뱅 이후의 상황을 재현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실험 과정 중 예기치 않게 납이 금으로 바뀌는 현상이 관측됐다.

연구진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것은 중세 연금술사의 꿈”이라며 “LHC에서 이 꿈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은 ‘전자기 해리(electromagnetic dissociation)’ 현상으로 설명된다.

충돌 과정에서 입자들이 직접 충돌하거나 서로 스치며 지나갈 때, 강력한 전자기장이 에너지 펄스를 생성해 납 원자핵을 자극한다.

이 자극은 양성자 3개를 방출하게 만들며, 이 순간 납은 금으로 변환된다.

울리아나 드미트리에바 CERN 연구원은 “LHC에서 납을 금으로 바꾸는 과정을 실험적이고 체계적으로 구현한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발견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기술은 아니다.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LHC 충돌 테스트를 통해 생성된 금 원자핵의 수가 약 860억 개에 이르렀다고 추정했지만, 이는 약 29조분의 1g에 불과한 극소량이다.

퓨처리즘은 납을 금으로 변환하는 이론은 실현됐지만, 이를 통한 실제 금 생산은 투입되는 에너지와 시간, 비용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입자물리학 실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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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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