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첫날밤’ 이웅희 감독, 병산서원 훼손 공식 사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의 연출자 이웅희 감독이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병산서원 훼손 논란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였다.
11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감독은 배우 서현, 옥택연, 권한솔, 서범준, 지혜원과 함께 참석해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웅희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생하며 만든 드라마가 결실을 맺게 돼 기쁘지만, 안동 병산서원에서의 문화재 훼손 사건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희의 명백한 잘못이며, 문제가 된 촬영분은 폐기 조치했다. 현재 KBS에서는 문화유산 촬영 가이드라인도 마련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제작 중 발생한 병산서원 훼손 사건은 지난 1월 민서홍 건축가가 SNS를 통해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는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병산서원의 목재 기둥에 무단으로 못질을 해 소품을 설치했다고 주장했고, 해당 주장은 현장 사진과 함께 빠르게 퍼지며 파장을 일으켰다.
병산서원은 경북 안동시를 대표하는 서원으로,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이런 중요한 국가유산에 물리적 훼손이 가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문화계 전반에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 1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촬영 당시 병산서원 측으로부터 사전 허가를 받았지만, 현장 설치 과정에서 관람객의 항의가 있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했다”며 “현재 관계자들과 함께 피해 복구 및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웅희 감독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지친 일상에 위로와 활력이 되어야 할 텐데, 오히려 제작 과정에서 불쾌한 소식을 전해드려 안타깝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이후 절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처음 방송되는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로맨스 소설 속 인물에 빙의된 평범한 여대생이 집착 강한 남자 주인공과 하룻밤을 보내며 겪는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았으며, 오후 9시 50분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