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 ‘뒤늦은 입장문’ 논란…사과보다 책임 전가가 부른 역풍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가 인천 유나이티드전 이후 발생한 각종 논란에 대해 뒤늦게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입장문이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또 다른 파장을 일으켰다.
팬들조차 실망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김포FC의 위기 대응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김포는 지난 14일, 6월 29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지 무려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야 늦장 대응에 나선 것부터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박동진의 손가락 욕설, 문지환의 중상, 경기 후 주차장 폭력 사건 등 주요 논란에 대한 입장임에도 대표이사의 명의조차 빠진 ‘익명성’도 지적받았다.
특히 박동진의 손가락 욕설 사안에 대한 입장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김포는 “선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상대방의 존중 부족이 자극 요인이 됐다”며 인천 아벨 코치에게 ‘강한 유감’을 표했다.
손가락 욕설이라는 명백한 비매너 행위에 대해 책임을 오히려 상대에게 전가한 셈이다.
이는 당사자 간 시비의 문제라며 양비론을 펴는 동시에, 잘못의 본질을 흐린 셈이 됐다.
결국 박동진은 이 사건으로 K리그 상벌위원회로부터 250만 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문지환의 부상에 대한 대응 역시 또 다른 논란이다. 문지환은 골키퍼 손정현과의 충돌로 인해 십자인대, 연골, 인대 손상을 포함해 최대 12개월의 재활 진단을 받은 심각한 부상자다.
그러나 김포는 “쾌유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메시지와 함께 “심판 판정이나 연맹 사후 징계가 없었다는 점에서 손정현의 플레이는 문제없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종목 특성상 부상은 불가피하다는 해석까지 덧붙이면서 오히려 손정현을 적극적으로 감싸는 뉘앙스를 풍겼다.
김포의 이 같은 대응은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 부상에 대한 ‘동업자 정신’의 부재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사건 중 하나였던 경기 후 주차장 폭력 사태에 대한 입장도 도마에 올랐다.
김포는 “김포 팬이 인천 팬에게 폭행당해 치아가 부러졌다”고 밝혔으나, 인천 팬 측 피해와 고소 진행 상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를 주장한 인천 팬이 김포 구단에 협조 요청을 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정황까지 전해지며, 김포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포FC와 골든크루는 순수한 응원 문화를 지향한다”는 구단 메시지가 오히려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결국 김포FC의 이번 입장문은 사과보다는 해명, 위로보다는 자기방어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사건에 대해 감정을 앞세우고 대응 타이밍도 놓친 데다, ‘책임 전가식 사과’로 팬심마저 돌려세운 셈이다.
특히 구단의 입장문은 공신력 있는 설명과 사과 대신 감정적인 대응으로 일관했고, 그 결과 김포 팬들조차 SNS를 통해 입장문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한 팬은 “사건을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구단의 역할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구단의 공적 책임과 신뢰 회복을 주문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사건의 내용보다 그에 대한 구단의 대응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김포FC는 지금이라도 정확한 사실 확인과 공감 어린 사과, 책임 있는 후속 대처를 통해 무너진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팬들의 지지마저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