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통풍 발작 환자 급증…맥주 섭취 주의 필요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일상 속 작은 위안이 되는 시기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통풍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20~40대 젊은 환자들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20~40대
비중은 전체의 약 48%에 달한다.
2023년 기준 2월 통풍 환자는 10만 7819명이었지만, 한여름인 8월에는 12만 9967명으로 약 20%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겨울철에는 다시 감소 추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계절적 요인이 통풍 발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높아져 결정체가 관절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주로 체온이 낮은 말단 부위,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급성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관절이 벌겋게 붓고
열감과 함께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 동반된다.
통풍이라는 명칭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고통의 강도에서 유래했다.
황지원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관절의 급성 염증을 유발하는 통풍은 중년 남성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불균형한 식사, 운동 전후의 음주 등 현대인의 생활습관 요인으로 인해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철은 통풍 발작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이다.
고온 환경에서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이 많아지면 혈중 요산 농도가 상승하게 되며,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맥주나 내장류, 해산물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발작 위험은 극대화된다.
특히 맥주는 통풍의 대표적 위험 음료로 꼽힌다. 맥주 속 퓨린 성분은 간에서 젖산 생성을 촉진하며, 이 젖산은
신장에서 요산 배출을 방해한다.
동시에 알코올 자체도 요산 배설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을 해 혈중 요산 수치를 더욱 높인다.
맥주 한 캔(330~350ml)이라도 매일 반복적으로 섭취하면 통풍 유발 요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퓨린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소 간, 곱창, 멸치, 정어리, 새우, 조개류, 육류 가공품 등이 있다.
이와 함께 튀김이나 고지방 음식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요산 대사에 악영향을 끼쳐 발작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알코올 맥주나 저당 맥주는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부 제로 맥주에는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돼 있고, 과당이나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제품은 요산 생성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단순히 ‘제로’라는 표시에 안심하기보다는 성분표를 확인해 퓨린 함량이나 요산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체음료로서 손꼽히는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섭취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통풍 예방을 위한 기본은 식습관과 수분 섭취에 있다.
퓨린 함량이 낮은 채소와 견과류, 저지방 유제품 섭취를 늘리고,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을 섭취해
소변을 통한 요산 배출을 원활히 해야 한다.
또한 과식을 피하고 저염·저지방 위주의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수인(su2nee@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