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조경석 논란 확산…조합과 입주민 갈등 격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재개발 단지 ‘래미안 라그란데’가 고가의 조경석 설치 논란으로 입주민과 조합 간 갈등의 중심에 섰다.
해당 단지는 ‘이문1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조성된 3068세대 규모의 대형 아파트로, 최근 조합 측이 설치한 조경석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단지 내에 견본으로 설치했던 조경석 3개 중 1개를 최근 철거했다.
그러나 나머지 2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논란의 시발점은 조합이 입주민의 동의 없이 약 1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경석 30개를 설치하기로 결정한 데서 비롯됐다.
이 중 1개당 가격이 6000만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실제로 지난 21일 대의원회에서는 관련 업체와의 계약을 찬성 53표, 반대 43표로 의결했다.
조합 측은 이 결정에 따라 조경석 설치를 강행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입주민은 오는 27일 총회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예정이다.
입주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경석 설치 현장 사진과 함께 비판 글을 올렸다.
그는 “동의도 없이 단지 내 조경을 훼손하고 조경석을 들여왔다”고 주장하며, “총 30개 조경석이 18억 원에 계약된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해당 게시물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단지명은 한 부동산 앱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온라인에는 관련 글이 약 2700건 이상 쏟아졌으며, 입주민 사이에서는 비상대책 논의가 진행 중이다.
조합장은 논란에 대해 “대의원의 판단을 돕기 위해 견본 설치를 먼저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조합장 측근이 대의원회를 장악하고 있어 사실상 결정이 일방적으로 내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신을 드러냈다.
아울러 4월 회의 당시 9억5500만 원으로 책정됐던 예산이 한 달 만에 18억 원으로 증액된 것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합 운영의 투명성과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오는 총회 결과에 따라 조합과 입주민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